어느 해 10월 하순, 막 겨울이 시작되던 때였습니다. 서둘러 퇴근하여 저녁 식탁에 앉았습니다. 그런데 긴장했던지 밥알이 입 안에서 굴러다닙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밤중에 혼자 먼길을 떠나려던 참이었습니다. 그것도 이틀이나 걸려야 도착할 먼 길을, 그것도 머나먼 이국땅에서 말입니다. 목적지는 뉴멕시코주의 소도시 소코로(Socorro). 이 곳 캘리포니아에서 아리조나주를 거쳐 뉴멕시코의 남단까지 가야 합니다. 물론, 중간에서 하룻밤을 묵어야지요. 어쨌든 3박 4일의 출장취재였는데, 취재시간을 늘이려 전날 저녁을 기해 출발을 한 것입니다. 그곳에는 북미 최대의 철새 도래지로 손 꼽히는 보스케 델 아파티 국립 야생조수 보호구역(Bosque del Apache National Wildlife Refuge)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