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운해가 생각나신다구요? 그러실만 하지만 파도가 쉴 새없이 갯바위를 때려대는 LA 북쪽 벤투라 카운티 해변의 풍경입니다. 겨울 해질녘이구요. 그냥 일반적으로 찍으면 파도가 바위를 때려대는 풍경이 되겠지요. 그래서는 그냥 보통의 밋밋한 사진이 되고 맙니다. 어쨌든 어떻게 파도는 보이지 않고 안개만이 갯바위를 맴도느냐구요? 일단 파도가 정지된 상태가 아닌 제 나름의 궤적을 남기게 하기 위해서는 장시간 노출이 필요합니다. 당연히 튼튼한 삼각대가 필요합니다. 프레임을 구성한 다음 15초에서 시작해서 시간을 늘려 갑니다. 당연히 파도의 빠르기에 따라 다르겠지요.
그렇게 되면 파도는 정지된 상태가 아닌 그 시간동안 드나든 흔적으로만 남습니다. 물론, 적정노출이 따라야 하겠지요. 그렇게만 하면 되겠지만, 바위가 빛이 없어 칙칙하게 남습니다. 저는 그래서 스트로보를 가지고 그사이 수동으로 여러차례 터트려 줬습니다.
가까운 바위의 따개비가 찍힌 것이 그 수확입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바닷가의 푸르딩딩한 해질녘 효과를 내기 위해 카메라의 화이트 밸런스를 '형광등'으로 맞췄습니다.
파도 조심하십시요. ^^
*장노출 사진은 일반적인 시선으로는 절대 포착할 수 없는 장면을 그려냅니다. 자동차 불빛이 그려내는 궤적사진도 그렇고, 밤하늘 별들이 그려낸 일주 사진도 잘 익혀만 두면 얼마든지 응용이 가능한 분야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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